우렁각시 이야기

업둥이 2

울프조 2019. 4. 2. 13:16


그동안 블로그의 비워진 시간 동안 나의 업둥이들과의 아픈 이별 이야기다

 


집밖의 자유를 누리던 아주 작은 백운이가 어느날 사라졌다 

마을과 산을 애타는 마음으로 찾아 다녀도 보이지 않았다 

누군가 이쁜 아이를 안고가서 잘 키우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해 하며 

유기견과 관련된 동물병원에 신고를 해두었더니 백운이와 닮은 

안락사를 앞둔 구름이를 만나게 되었다

남편과 앙숙인 백운이를 다시 찾았다고 집으로 데려왔는데 새로온 구름이는 

백운이와 달리 남편을 잘따라 ``이늠이 집나가서 고생을 하고 오더니 달라졌다``며

사이가 좋았다 모든 사람을 잘 따르는 성격 좋은 구름이는 이삼년 쯤 지나 

지인의 시골 어른이 혼자 되시어 우리집의 나이 어린 업둥이를 원해 

사랑 독차지하며 행복하라고 구름이를 먼곳으로 입양을 보내게 되었다 

너무나 미안하고 언짢은 마음에 구름이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케이지에 넣어

차에 실어 보냈는데 그곳 가족들과 잘 지낸다는 소식만 간간히 듣고 있다

아이처럼 굴지 말라는 남편의 눈총에 아직도 보고싶은 구름이를 마음속 깊이 

꾹꾹 눌러놓고 보낸것을 후회하고 있다  



내 사랑 에코뚱이는 

집 안밖을 성한곳 없이 말썽을 부려대는 바람에 남편의 눈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마침 가까운 곳에 과수원 하는 친척분이 탐을 내는 바람에 농장 넓은 곳을 

원없이 자유롭게 뛰어 다니라고 입양을 보내었다 

차로 가면 지척이라 구름이와 달리 언제든지 보고 싶으면 일을 도와준다는 핑계로 

달려가곤 했다

과수원 일을 돕고 있으면 내 곁에 얌전히 누워 있거나 내 몸에 몸을 붙여 잠들곤 했다  

어느날 꿈속에 에코뚱이가 보여 

준비해둔 겨울옷과 사료와 간식을 가지고 농장으로 가서 아무리 불러도 나타나지 않아 

``이 늠이 어딜가냐`` 고 묻는 내게 농장의 안주인이 나를 감싸 안으며 눈물을 보였다 

며칠전에 이웃 농장에서 놓아둔 산짐승 잡는 독약을 먹었다는 것이다 

의연하게 그 분들을 위로해 주고 집으로 돌아와 차에서 내리지도 못하고 

내 마당에서 뛰어놀던 늠이 눈에 밟혀 허한 마음 움켜잡고 ``너를 보내 미안하다``고

차 안에서 아이처럼 큰소리로 엉엉 울었다

 


복돌이는 우리집의 마스코트 멋진 고양이다 

내가 밖으로 나가면 그림자 처럼 나타나 따라 다닌다 

손님들이 와도 가까이서 아는 척 하고 아이들과도 장난치며 너무나 잘 놀아준다 

사진 모델로도 손색없이 포즈를 취해 주곤해 사람들이 개 냥이라고 한다 

깊은 밤 두 세시경 복돌이의 심상찮은 나를 찾는 울음소리에 놀라 뛰어 나가보니 

문앞에서 내 신발을 껴안고 있는 복돌이의 상태가 구정물에 뒹군듯 엉망이 되어 있었다 

집안으로 안고 들어와 따뜻한 물에 몸을 씻기고 보니 하반신을 쓰지 못하고 

먼곳에서 힘들게 앞발로 기어온듯 앞 발톱이 닳아 피가 맺혀 있었다 

높은 나무에서 떨어진 골정상인가 하고 동물병원에서 사진을 찍어 보니 다리의 상처가 

큰 독사에게 물린 흔적들이고 독으로 인해 하반신 마비가 왔다는 것이다 

피 검사에서도 이미 간 수치가 나쁘고 마취를 해서 상처를 꿰매고 수액 주사를 매달고 

집으로 와서 통원 치료를 하게 되었다 

병원을 오가도 호전되지 않고 꿰맨 상처는 치료를 해도 악화되고 기력이 쇠잔해져 갔다

나와 잠시도 떨어지는 것을 불안해 해서 안방에서 함께 내 팔배게를 하며 잠을 자고 

내가 보이지 않으면 소리를 질러대니 남편은 거실에서 잠을 자고 밥상까지도 부실해 지는 

집안의 균형이 깨지는 나날들이 었다 

그래도 하반신이 마비되어도 살수만 있다면 얼마든지 내가 오래 오래 뒷바라지 

할수 있다는 바램으로 여러 용품과 기저귀도 잔뜩 사다 모아 두었다

회복되지 않는 복돌이를 보면서 내 마음 위로될까 또 불안해서 최선의 치료를 한답시고 

병원으로 데려다니며 이것 저것 검사하고 마취하고 피뽑고 죽을 때 까지 몸에 매달아둔 수액이며 

귀찮게 한것이 스트레스가 되어 악화된 것은 아닌지 그냥 자연치유를 했어야 하는데 라는 

내탓 남탓을 하며 후회를 하곤 했다

복돌이가 하늘 나라로 갔다는 내 전화를 받은 남편은 일을 접고 곧 바로 집으로 와 

슬프하는 서로를 위로하며 뒷산 양지바른 곳에 올라 묻었다 

``우리도 곧 너에게 갈거야 우리가 가면 기다리고 있다가 마중 나와 주라``는 인사를 나누었다  

내 침대에 누워 창밖을 보면 복돌이가 묻힌곳이 보인다 

가끔 그리울때 ``복돌아 ~~엄마 여기 있다`` 불러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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