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업둥이 1

울프조 2019. 3. 20. 18:53


이 사진은 무던이 나비와 함께한 2005년의 겨울풍경이네요  

멀리 눈을 좋아하는 울프도 보입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내 동물가족 수가 늘 때 마다 남편이 옆에서 걱정을 한다

산에 버려진 아이  아파트에서 키우기 어렵다는 아이  안락사를 앞둔 아이  집안에 아기가 생겨서 

등등.. 사연이 각각인 내 업둥이들은 거절 잘 못하는 마음 약한 나에게로 왔다 


울프 쫑아 쫑아의 콩떡같은 새끼들 무던이 나비 백운이 구름이 에코뚱이 곤잘레스 강쥐들과

까미 삼순이 복돌이 복순이 호순이 이쁜이 둥지 이나 그리고 다른곳으로 입양된 복순이 새끼냥이들이

내 곁을 떠나거나 아직 내 곁을 지키고 있는 하나같이 이쁜 내 업둥이들은

지금은 여덣 마리가 곁에 있다 


간혹 반려견 반려묘를 소개하는 방송에서 완벽한 환경을 보게 되면 내 업둥이들에게 많이 미안하다

자유롭게 풀어서도 키워보고 우리 안에 있거나 집안에도 있는데 산과 들을 마음대로 뛰어다니는 

자유로운 아이들이 위험 노출이 심해서 나와 빨리 이별을 하게 된다 

작년에는 우리집 마스코트 13년된 냥이 복돌이를 사고로 잃고 

14년된 무던이가 노환으로 죽었다 

또 매일 사료와 물을 챙겨주는 옆집 마당의 14년된 백두도 노환으로 가고 

남아있는 옆집의 금동이 진주가 오직 내가 자신들의 집사인냥 집중하고 관심을 보인다 


비록 내 존재가 나라에 큰일을 해서 사회에 공명을 떨치지는 못하여도

내 주변에 살아있는 반려 생명들에게 콩알만한 힘과 도움이 되어 줄 수 있고 

그저 함께 곁에 있음에 위로가 되어주는 작은 소박함에 만족한다 

 

그런데 지금

밖에 있는 냥이 호순이가 보이지 않은지 일주일이 넘었다 

12년을 함께한 호순이가 사라졌다 

새끼일때 입양을 보내려다 먼 마을 깊은산 폭풍의 언덕에서 잊어버려 한동안 나랑 같이 

몸과 마음 고생을 하며 겨우 다시 찾은 내 애틋한 냥이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는 손가락이 없듯이 생손앓이 하듯이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이 아파온다 

밖의 작은 소리에도 뛰어나가고 수시로 자다 깨어 밖으로 나가 뒷산 깜깜한 산허리를 향해 

호순이를 부르곤 한다 겁많고 예민한 아이인데 필시 무슨 사고가 난 듯 하다 

 

산골살이 15년이 된 나는 매번 이런 이별이 익숙하지 않고 슬프고 싫다 


매 순간 순간 호순이가 여린 목소리를 내며 내 앞에 나타나주길 바라는 

우울 모드 우렁각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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