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가을은 오고

울프조 2011. 9. 27. 17:28

 

 

운동 욕심에 힘을 기르기 위해 많이 먹고 몸무게를 늘인것이 원인인지

별무리를 않았는데 갑자기 꿈틀한 허리가 꼼짝을 할수없어 병원 내원까지 하게 되었다

며칠 참으면 나아질것 같은데 다른사람들과 함께 약속한 운동약속과 여행때문에 남편은 내가

다른사람들에게 누를 끼칠까봐 더 많이 엄살을 부리며 양방과 한방의 처방을 모두 받을것을 권유한다

주사도 맞고 약도 먹고 침도 맞고 물리치료까지 모처럼 중환자 모양새다

누워만 있으니 몸이 편해 좋기는 한데 할일들이 미루어진다

나를 기다리는 사소한것들 ...어길수없는 운동약속, 밭의 일들, 여행준비...등등 갑갑해 진다  

 

이런 와중에 은행 백화점 병원등등 에서 생일축하 전화메시지가 여기 저기서 뜬금없이 마구뜬다

나는 음력생일을 해먹는지라 양력생일 축하는 나랑 별 상관없이 느껴져 뒷북치는 메시지가 반갑지도 않다

내 생일이 음력으로 추석이후라 아이들은 미리 추석을 전후로 화장품 선물을 안겨주고

생일 당일 아들은 새벽같이 생일 축하전화를 하였고 딸은 전화메시지를 주어 반짝 행복을 주었다  

남편은 내 생일이 되면 왕 부담을 안는것 같아 될수있으면 생일티를 내지 않으려는데

그래도 내게 무엇인가를 해야한다는 의무감에서 무엇이 필요한냐고 묻기에 지금 먹을 사과가 떨어졌으니 사과를 사달라고 했더니 생일 전날 남편은 서둘러 함께 나가 얼음골 사과를  한상자 사주고

그것만으로 좀 부족하다 생각되었는지 돌아오면서 복집에서 생일턱 외식까지 시켜주었다

생일날 아침 남편이 출근하면서 전화로 생일 축하노래를 불러주었다

그리고 내 생일날은 아무날도 아닌...평상의 날처럼 무미건조하게 지나갔다

미역국도 생일상차리기도 별 의미가 없게 느껴지기에 내 생전 처음으로 미역국을 먹지않는

생일날이 되었다

생일은 나이를 더 무겁게 해주는 날이라 모른척 지나가면 한살이 더 가벼워질려나 ...

 

그렇게 좀 시시하고 섭섭한 생일날을 보내고 몸도 불편하니 잠시 우울이 몰려온다

내가 태어나서 축복받으며 의미있게 살아야 할 날들 중심에서 벗어나 이제 아웃사이드에서

시들고 있다는 자괴감을 가지게 된다 늙으면 속좁은 아이가 된다더니...내가 늙어가고 있는중인가 보다

에궁 ~~그래도 위축되지 말자... 내가 아니면 안되는 내 할 일들이 태산같이 많다

여행준비도 해야하고 시금치 씨도 뿌려야하고 서리가 오기전에 고구마 야콘 땅콩도 캐야 하고

호박도 거두어야 하고 추워지기전에 소각장도 새로 만들고 데크에 오일스텐도 칠해야 하고

지붕 누수도 고쳐야 하고 나를 필요로하는 소중한 사람들과도 소통해야하고....

아직 난  너무나 쓸모가 많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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