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남편 바꾸기

울프조 2011. 3. 16. 21:40

"부부, 심리학에게 길을 묻다 "

이 책의 첫 프롤로그에 “남편을 바꿔드립니다” 라는 문구를 보고 덥석 집어 들었다

그런데 신기하게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남편이 달라지는 거다

어라 ...내가 책을 읽는데 남편이 달라지다니...

 

 

남녀가 애틋한 마음으로 만나 결혼을 하여도

함께하는 세월만큼이나 서로에 실망하고 건조한 사이가 되어 “결혼이란 다 이런 거지 뭐” 체념하고 살거나

보다 나은 다른 삶을 위해 용감하게 이혼을 한다 그런데 새 사람을 만나도 시간이 흐르면 똑같다

(조금 다를수도 있지만...그런 희망으로 새사람을 선택하니까)

 

성공한 결혼을 위해서는 서로가 노력을 해야 한다고 하지만... 무엇을 어떻게 노력해야할지 ...

순간순간 숨이 턱턱 막히고 답답하고 아둔하고 밉고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꼴통 같은 불뚝 성질 인간을

어떻게 하라고...(아마 남편도 나를 이렇게 느낄 것이다)

시시각각 변화무상한 내 감정의 소리들은 머리 좋은 남편의 논리정연한 말빨에 늘 당하여

세모눈으로 서로를 째려보는 시간들이 많다

 

그렇지만 난 아내로써 책임과 소임을 다하는 사랑스런 여자이고 싶다

하여 금실 좋은 닭살부부로 손가락질 받고 싶다

 

 

이 책의 저자는 가족심리 전문가인 케빈 리먼 박사로 자신이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우둔함과 열등을 열거하면서 “남자는 선천적으로 좋은 연인이 못 된다"

그는 " 여자를 어디서부터 이해해야 할지 모른다”고 솔직히 고백하며 아래의 글들로 나를 살살 구슬린다

 

 

결혼이라는 시합에서 현명하게 경기를 풀어나가려면

남편을 최우선으로 하고 내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편을 대접하라

 

당신은 집안에서 강인한 여성이자 중요한 결정을 도맡아서 내리는 사람으로 결코 남자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여덟 가지의 일을 동시에 해치울 수 있는 능력의 사람이니

남편에게 이용당하거나 열등하거나 지위를 박탈당하지 않을 것이다

 

남자들은 조용히 움직이지만 깊은 뿌리를 내린다

그들은 당신이 준 정보를 받아들여 심사숙고한 뒤 그것과 관련된 모든 견해를 논리적으로 분석 한다

그것 또한 가족부양자이자 보호자로써 타고난 본능의 일부분이다

 

종교적 차원에서도 사도 바오로는“남편과 아내는 서로 순종해야한다 그것이 바로 결혼이다”

남편이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당신이 남편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존중하는 태도를 보인다

 

당신의 세계에 그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남편의 말에 귀 기울이고 그의 의견을 존중 한다

 

그의 남성성을 긍정 한다

 

왜? 라고 묻지 않는다

 

말을 신중하게 고르고 간략하게 전달한다

 

남편을 육체적으로 원하면서 부부 관계의 열정과 즐거움을 되살린다

 

이런 원칙을 적용한다면 틀림없이 새 남편을 얻게 될 것이라고 장담 한다

 

 

위의 뽑아둔 요점들은 늘 우리가 흔히 읽는 자기계발서와 같은 진부한 내용이지만

책 속 케빈 리먼 박사의 장황한 수다는 남성들의 심리속내를 솔직히 내 보여주어 남성에 대한

짠한 보호본능을 가지게 한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책의 소화력이 부족해서인지 ...내 남편은 헌 남편 그대로이고...

다만 내가 남자를 이해하는 폭이 넓어진 것 같다  내가 달라져야 남편이 바뀌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을 두 권이나 사게 되었다

 

이 책을 중간정도 읽고 있을 무렵 남편이 집으로 지인 부부들을 초대했다

그런데 부인들은 오지 않고 남정네들만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잔뜩 사들고 오셨다

분위기가 느슨해질 무렵 한 분이 자기 아내와 말을 하지 않고 지낸지가 오래고 아무래도 이별 준비를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심각한 고민을 토로해 모두들 함께 목이 무거워 졌다

다행이 그들 부부가 크리스챤이고 그분의 여린 심성으로 쉽게 단절을 허락하지 않을 듯 했다

헤어질 때 나는 그 분들의 부인들이 좋아할 선물을 꾸리면서 내가 읽고 있던 이 책을

그 위기의 부인쪽 선물 꾸러미에다 아무 말 없이 살짝 함께 넣어주었다

 

 

 

이 책이 부부중 누가 읽어도 서로를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지고

소원한 사이가 나아져... 상처 입은 두 사람에게 위로가 되길 간절히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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