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해피냥이 복순이

울프조 2011. 11. 17. 15:44

그동안 무엇이 그리도 분주했는지 ...아니 ..바쁜척 하다보니 블로그 일기를 많이 소흘이 했다

블로그 친구들이 나를 잊은것은 아닐까 염려도 하면서 ...

 

 

오늘의 일기는 복순이에 대한 이야기다  

어느해 1월 추운겨울 아기 냥이 두마리 ...복돌이와 복순이가 우리를 찾아와 한 식구가 되었다

순간 순간 함께 한 그 순한 시간들을 되돌려보니 또 눈물이 날려한다

 

 

이렇게 건강하기만 했던 복순이가 잠시 고난의 시간을 가졌다

동네 사람들은 간혹 산짐승(산돼지 고라니)을 잡기위해 위해 덫을 쳐둔다

그 흉기에 복순이의 다리를 다쳤다

가까이서 나를 부르는 소리를 무시하고 산에서 내려오지 않는다고 야단만 쳤는데

그 오랜 시간을 얼마나 두렵고 아파했을까 를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너무 오랜시간 방치가 되어 다리 살이 썩고 패혈증과 살기위해 사력을 다하느라 물어뜯은 나무가지들이

장에 가득 차...다리수술을 세번씩 하고 배를 갈라 위와 장속의 이물질을 제거하느라 근 한달간

수술 또 재수술로 만신창이가 된 불쌍한 복순이가 이제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복순이가  회복할수 없을 수도 있다는 동물병원선생님의 소견에 얼마나 힘들어 했는지 우울증마저

오려 했고  종교도 없는 내가 무작정 복순이 살려달라 기도를 하고 눈물이 흘러 잠을 잘수도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나처럼 작은 동물의 일에 이렇게 힘들어 할까 ...

도저히 내 힘으로 덫을 제거할수없어 동네 사람들을 불러 복순이를 구해 낼때도 침착하려 애를 쓰고

얼마나 의연하게 보이려 했는지 모른다

동물병원에 도착했을때 복순이를 안고 있는 팔이 주체할수없이 떨고 있어 그런 내 모습을 다른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수술을 할 때마다 눈물이 나고 우울해 밥을 먹을수가 없고 마음이 아파 잠을 잘수도 없었다

매일 아침저녁 두번씩 읍내 복순이 입원실을 찾아가 시간을 보내고 거의 한달을 복순이의 회복에 온 정성을 다하는 내가 좀 심한것은 아닐까  

겉으로 보여지는 연약한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는 보이기 싫다

나도 다른 사람들 처럼 주변의 일들에 마음이 둔해지고 싶다

아픈 마음이 싫다

 

 

일곱살쯤 부터 길을 가다 불쌍한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너무 아파 길을 가다 멈추어 서곤 했는데

어른이 되면서 많이 둔해지긴 했지만 그 시절의 미숙아처럼 아직도 주변의 연민에 자꾸만 휘둘린다

세상의 불쌍한 모든 생명들을 돌볼 능력도 없는 주제에 좀 더 무딘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

가끔 마음 아픈 주변 일들로 우울이 몰려오곤 한다

 

 

지금 이렇게 내곁에 있는 너무 너무 해피한 복순이 만이라도 잘 돌보자

이런 내 힘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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