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스크랩] 봄 바람 조심해야지 (울프의 어느 봄날)

울프조 2005. 5. 17. 23:17

 <그날의 봄풍경>

화창한 날 목욕 도구들을 챙겨서 서둘러 집을 나섰다

김윤아의 "봄이오면" C.D  볼륨을 크게 올리고

~~~봄이 오면

~~~봄이 오면 하얗게 핀 꽃 들녘으로 당신과 나 단둘이 봄맞으러 가야지~~~~

~~~봄 맞으러 가야지 ~~~~가야지~~~~

자주가는 온천에 봄바람 꽃바람 맞으며 신나게 차를 달렸다.

정말로 가는 길목마다 봄의 풍경이 나를 유혹 하였다.

카메라로 여기 저기 눈도장을 찍어면서...

저절로 차의 방향이 옆으로 돌더니

한번도 가보지 않았던 숲속 작은길로 접어 들었다

숲그늘 사이로 제법 큰 골짝도 나타나고

또 다른 작은 길이 나를 불러 그저 봄의 기운에 취하여

오늘의 해야할 여러 일정이  머리에서 희미해져 버렸다.

<그날의 봄풍경>

 작은 소로에 위험을 감지했을 때는

이미 뒤 돌아가기가 좀 성가신 지경이 되버린 뒤였다.

 "에이 갈때까지 가지 뭐"..... 룰루 랄라다.

 "와우! 스릴있다...조심 조심 ...에구 무서워"

"잘한다... 잘했어!....내 체질이야"..."난 역시 ...베스트 드라이브야"

"앗!!! 장애물 ...위험"   """"퍽""""    " 아고 ......아고....빠졌다" ..... 차가 빠졌다.

 바퀴 하나가 농로 밖으로 빠져버렸다.

"아 어쩌자고 내가 여기 까지 왔지.. ..이 일을 우짜꼬"...

"이건 운전 미숙이 아니고 내 부주의야...조금만 천천이 주의를 했어도 피할수 있었는데"

"바보 멍청이 덜렁이...또 이런 실수를 하다니"...

자신을 자책하며 암담한 현실앞에 그래도 정신을 차리자

지갑? 없음 ..목욕비만 달랑...연락처 ? 수첩도 없음..아무것도 없음 .

그래도 나의 구세주 전화기는 있다.

 차안에 등록증에 붙어있는 A .S 센타로 SOS를 쳤다

견인차 아저씨 와의 대화

"빨리 와 주세요 "   "예,예  신속합니다.거기 어디?... 부근 큰 건물이나 이름 불러주세요"

"저어.... 그런데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거든요. 아무것도 없어요"......  ?????? 우짜라고.....

"다시 전화 할께요...."

작은 농로에 길이 내려앉아 아슬 아슬한 좁은 폭을 비켜가려다 일을 당했다

 여기가 어디쯤 인지 일단 걸어서 온 길을 답사를 해야지..

 <그날의 봄풍경> 

오늘 따라 더 높은 굽 구두에 꽃치마에 자알 어울린다

양산없으니 우산쓰고 ...봄나들이 가야지~~~~

그 화사한 봄날은 어디로 가고...

땡볕에 가도 가도 산길이야 ...발에 물집이 생겨 절뚝일 무렵

 멀리 전원주택 에서 괜찮은 건달님이

 비우산에 빨간 월남 꽃치마를 하늘거리는

 아지매 거동이 하 수상하여 멀리서 눈여겨 보다

산책인척 멋진 허스키 앞세워 어슬렁 나타났다

 "어머..잘생겼다. 암컷? 내것은 숫컷...아직 총각인데"....웬 강아지 수작...

잠시 자기 처지는 잊고  봄날 바람기가 다시 발동을 하다니...에고...

그래도 덕분에 길동냥을 했다

 <그날의 봄풍경> 

걸어 걸어 견인차를 마중 나갔더니 기사왈

 "오!! 사모님(단골이라고 예우) 구면 이시네요"..."헉?"

 "저번에 온천장 앞에서 열쇠 없어 차문 못열어 불렀지요?"

나의 전과를 그래도 그것 하나만 알고 있으니 다행이다

내차는 나의 소행을 모두 알고 있지... 내가 견인 전과 몇범 인지를...

견인차가 좁은 길을 힘들게 오다가 돌에 부딫혀 바퀴 하나가 바람이 빠져 버렸다고

다행이 견인차 바퀴는 8개가 있어서 제 기능을 잘 수행을 해주었다

"다시는 이런길 다니지 마세요...이런길은 갑자기 끝나면 오도 가도 못합니다"

돈도 없는 나를 믿고 은행구좌만 불러주었다

고마움에 축나는것은 덤으로 가는 수고료...

 ~~~봄이 오면

~~~봄이 오면

~~~봄바람 조심 해야지...

출처 : 비공개
글쓴이 : 익명회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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