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스크랩] 물에 빠진 선녀가 그곳에 있었는데

울프조 2005. 5. 17. 23:18

 

울프는 왜 이렇게 실수가 많을까....

"생긴대로 우아하게 움직이라"고.

덜 생겨서 덤으로 먹는 옆사람의 상습적인 핀잔이 있지요

아무래도 나이를 먹으니 대뇌 작용이 둔해진 탓이 겠지요(?)

 

친구들에게 내가 좋아하는 예쁜 야생화를 선보이려

혼자서 깊은산으로 사진을 찍으러 갔습니다

작은산사에서 찍은 매발톱,금낭화, 용담 ,

무덤가의 각시붓꽃 , 산기슭의 솜방망이 ,

산속 나무 그늘아래 은방울꽃 단지 등...

사진을 찍고 여기 저기 헤메며

작년에 앵초가 군락을 이룬 산속꽃밭을 찾으려 했지만

철이 지났는지 아직 꽃을 피우지 못했는지 찾을수가 없었습니다

 

산아래로 내려오다 작은 계곡을 만났답니다

이상하게 물을 보면 좋아해서

산을 가면 꼭 계곡을 따라 산오르기를 좋아하지요

맑은 계곡물을 따라 신나게 돌을 밟고 뛰어다니다

아차! 순간 제법 깊은 물에 발이 미끄러져 빠졌습니다  

물속은 시원하고 좋았는데 물밖으로 나오니 몰골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옷이 무거워 움직일수가 없어서 윗도리를 벗고 바지까지 벗어서

ㅋㅋㅋ... 봄날 따스한 햇빛아래 깊은 산골짝 돌 바위에 앉아

팬티 바람으로 짜고 짜고 손탈수을 했답니다.

누군가 이 모양새를 보았다면 얼마나 좋아할까 생각하니

허연 허벅지살 내놓고 커커커커 ...혼자서 자꾸만 웃음이 나왔지요

 

그런데 이야기 속에 그렇게 많은 나뭇꾼은 다 어데로 갔는지...

옷 짜주는 나뭇꾼 어데 없소? 허긴 옷 챙기는 나뭇꾼은 있었다는데

"날개옷 대신 괜찮은 멜빵 바지 여기 있어요"

이 좋은 나이에 이 좋은 팔자에 무신 나무꾼 타령이야

ㅋㅋㅋ...그래도 물에 젖어 찌그러진 모자로 얼굴 가리고

산 아래 마을을 지나왔지요

행여 다리 짧은 나뭇꾼이 선녀의 물먹은 멜빵바지 탐나서 따라올까봐

 

그나 저나 쓸만한 디지탈 카메라가 물먹고

깨어날 생각을 않으니 난감합니다

그렇잖아도 우찌 잘못 만지면 "~@#$%&*~아리마셍"하고

일본글로 생색을 내는 바람에 짜증이 나는 물건인데

한모금도 안되는 물에 엄살을 부려

지금 소니병원에 입원중입니다요

출처 : 비공개
글쓴이 : 익명회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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