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불쌍한 백두

울프조 2007. 10. 8. 21:25

 

점심 약속이 있어 급히 밖으로 나오니 옆집이 어수선하다

바로 옆집에서 자기네 개(백두)가 풀려서 잡히질 않는다고 난감한 표정으로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이다

 

백두는 풍산개와 진돗개의 믹스견 이라는데 내가 보기에는 사모예드 피가 더 많이 섞여 보인다  

어찌나 힘이 세고 무서워 보이는지 사람들이 모두 가까이 가길 무서워하는 개다

싸움 잘하게 생겼다고 싸움개와 싸움을 붙여 야성을 강하게 하더니 어느날 또 사나운개와의 싸움을

일부러 시키더니 싸움에서 지고부터는 생기가 없어지고 우울증에 걸린 모양 기가 없어져 버렸다

 

전에도 백두가 풀리면 아무도 잡지를 못하여 늘 내가 잡아다주곤 했다

멀리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백두를 부르니 뛰어오기에 목줄을 하려고하니 주인이 가까이 가지 말라며

말린다 ....지금 다른 개와 싸워서 흥분상태라 자기들 보고도 물려고 한다는 것이다

가까이서 보니 온몸에 상처투성이가 되어있고 다리를 절며 겨우 힘들게 움직였다

내가 염려한대로 이웃집의 사나운 진도개와 싸운 것이다

 

그 집에 백두가 나타나자 집 주인이 일부러 자기집 사나운개(진돗개)를 끌어내어 싸움을 시켰다는

것이다 ....두집은 서로 잘 아는 사이인데다 그 사나운 진돗개는 사람도 가까이 가면 물어서

여러 사람이 물렸다고 한다 ...백두네 안쥔도 그 집에서 놀다 그 진돗개에게 물려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을 하였고 아직도 온몸 여기저기에 상처가 끔찍하게 남아있는데 백두까지 물리다니 ....

 

나에게는 살갑게 굴며 순종하는 백두를 쓰다듬어 주며... 집으로 들어가지 않으려는 영리한 백두를

겨우 안심시켜 집안 우리에 가두어 주었다

눈물이 날만큼 불쌍한 몰골을 한 ...백두를 보니 사람들에게 화가 났다

싸움이 붙으면 말려야 할것을 일부러 싸움을 하게 만들다니 ... 사나운개가 용감하다고 일부러 싸움을

시켜 야성을 길러내는 것이다

 

난 사람이나 짐승이나 사나운 것은 질색인지라... 그들이 모이면 최고라고 자랑하는 진돗개가

자꾸만 무서워진다 ...아무리 사나운 짐승도 사랑과 관심으로 다둑이면 사람들을 해하지 않는

반려동물로 길들일수 있는데 어째서 폭력성이 짙은 짐승으로 길들이려 하는지....

폭력을 조장하는 인간이 싫다

 

불쌍하고 슬픈 백두 

 

며칠전 울집 울프도 내가 문을 제대로 닫질 않아 잠시 가출을 감행하기에 ....오랜만에 마음껏 들판을

쏘다니며 자유를 만끽하라고 내버려두었다

그런데 행여 그 문제의 사나운 개가 있는 집으로 갈까봐 노심초사 했는데 다행이 반대편의 마을로

가서는 남의 집 마당에 널어둔 이불에 오줌을 질기고 있다는 전갈이 와서 ...차를 몰고 가보니

온 들판을 펄펄 날아다니고 있는것이다 ...나를보자 반가워 바람같이 달려오기에 차에 태워 집으로

데려왔다

 

가을이 되니 짐승들도 고삐를 풀고 어디론가 가고 싶은가 보다 ...

나도 고삐를 풀고 며칠간의 여행을 감행하고 싶다 ...남도의 바다나 ...해가 지는 바다가 보고싶다

 

 

 

답글은 생략했습니다 ...곧 새 메뉴를 올리겠습니다 (쿨님 답글이 지워져 죄송합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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