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밖으로 나가 아침 운동을 한다고 넓은 밭을 뛰어다닌다
여자도 서둘러 아침 식사준비를 하다 음식 쓰레기가 가득한 통을 두손으로 안고 버리러 나간다
닫혀진 현관문과 무거운 바깥문을 손으로 열지못해 발과 몸으로 밀고 나가며 혼자서 불평한다
아침에 나가면서 문을 활짝 좀 열어두면 좋을텐데.... 맨날 자기몸 하나만 쏙 빠져 나가는 구먼....
남자가 먼저 집안으로 들어서다 고함을 치기 시작한다
"빨리 이리와봐 ...고양이가 들어와 있어 ...왜 문을 꼭 닫지 않는거야!!"
"분명 발로 현관문을 닫았는데 ...작은 틈으로 문을 밀고 들어왔나봐~" ...여자의 말에
"무슨 변명을 그렇게 해!!.... 전에도 말했잖아!... 문을 꼭 잘 닫으라고 했는데 !!!!"
남자의 고함소리에 얌전히 방석위에 앉아있던 고양이가 후다닥 소파밑으로 숨어버리고
여자가 불러도 겁에 질려 나오지 않는다
"빨리 빨리 고양이 밖으로 내보내란 말이야! 빨리~!!"
"소리 좀 치지마 ...놀라서 나오지 않잖아"
여자는 아침 상을 차리면서 속으로만 말한다
설령 내가 문을 조금 열어두는 실수를 했다 치자 ...그래서 고양이가 들어와 있으면
아무말 말고 안아다 밖으로 내보내면 될것을... 큰일도 아닌일에 아침부터 큰소리 치고 야단이야
자기가 하는 일에 얼마나 많은 것을 못본척 모른척 해주며 사는데 ...
자신은 많은것을 용서받고 살면서 남의 작은 실수는 절대 용서를 하지못하고 사니...원
옆에서 냄새나는 방귀를 뀌어도 참아주고 ...속옷을 자주 갈아입지 않고
목욕을 자주하지 않아도 잔소리않고... 양말을 아무데나 벗어두어도 모른척하고
더러운 흙발로 집안을 더럽혀도 아무말 않고 ...물건을 망가뜨려도 실수니까 봐주고
코를 심하게 골거나... 설겆이를 한뒤 행주를 꽉짜지 않아도 내가 다 용서해 주는데
목소리 크다고 잘난척하냐...
여자는 아침식사와 남자의 출근용 야채도시락과 보온병을 챙겨놓고는 날아가듯
훨~ 밖으로 뛰어나가 버린다
평소에는 아침밥을 도란 도란 둘이서 함께 먹고 남자의 양말까지도 신겨주며
현관에서 출근하는 남자를 안고 뽀뽀를 해주는데 오늘은 남자가 출근준비를 혼자 할 동안
배추밭에서 벌레를 잡고 있다
남자는 여자의 기분을 아는지 힐끔힐끔 눈치를 보면서 차를 타고 나가다 마당에서
큰소리로 여자를 부른다 .....한참만에 입을 다문 여자가 못이기는척 남자의 차로 다가가
빨리 출근하라고 눈길을 주니 남자가 무안한 얼굴로 "미워~~ "라고 말하자
여자는 쿡~ 나오려는 웃음을 참으며 눈을 아래로 깔고 돌아서서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아무래도 갱년기 우울증을 앓고 있나보다 ...평소에 아무것도 아닌 사소한것들에
예민해지고....말이 하기 싫어지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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