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시시한 핸드폰 얘기

울프조 2007. 9. 17. 15:45

친절한 설명: 너무 얇아 존재감이 없는 내 핸폰

 

자꾸만 시시해지는 ....이야기 하나:

이 작은것이 기능은 많이도 지니고 있다

엠피쓰리 디카 티브이 등등....숫자판을 누르지 않고 목소리와 손 모션으로도 상대연결이 가능하다

도대체 이렇게 빠른 기계기능의 발전은 어디까지 일까 ....나중에 또 어떤 기능이 업뎃되고

어떤 모양으로 변해갈지 흥미롭다 ...오래살고 볼일이다

하여....십여년후 내 블로그에서 촌스러워진 이 물건을 다시 보려고...핸폰 자랑을 해본다

 

그동안 수많은 핸폰들이 내 손을 거쳐갔다

이런 소지품의 낭비를 보면 조심성 없는 내 성격이 엿보인다

잃어버린 적도 있고 ...넘어지거나 바닥에 떨어뜨려 액정이 망가지고 기능이 마비되어 못쓰게 되는

것이다 ....이런 나의 부주의에 너그럽지 못한 옆지기와 다툼이 있어 분을 삭이지 못하면

얄궂게도... 다른것도 아닌 애꿎은 핸폰을 던져버리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이곳의 시골집에는 집 전화를 두지 않았다

핸폰이 있으니 굳이 집전화까지 있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이 작고 앙징맞은 핸폰이 잡다한 일처리를 신속하게 도와 몸의 수고를 들어주는

고마운 물건이기는 하다만 ....꼭 필요한 일 외에는 전화를 잘 하지않는 내 성격으로

무관심 해질때가 많고 ...이 물건이 나를 많이 귀찮게 한다는 생각을 하여서인지

다른것에 비하여 내게서 구박을 많이 받는 편이다

 

자꾸만 시시해지고 재미없는 하나마나한 두번째 이야기 :

수년전 ....아들이 대학입학 기념으로 새 핸폰을 사자...오랫동안 사용한 크고 무식하게 생긴

헌것을 버리기 아까워... 막 중학생된 딸아이에게 대물림으로 억지로 안겨주었다

딸아이 학교시험이 있는날 ....일찍 학교를 파하고 피아노 랫슨까지 있어

나와의 연락이 불가피하기에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 그 폰을 가방 속에 챙겨 넣어주었다

 

시험중에...그 크기만큼이나 울림이 심한 아이의 핸폰이 울린것이다 ....물론 "두르르륵"하는 무음이다

(딸아이는 지금까지도 핸폰을 늘 무음으로 해두어 연결이 잘안돼 문자메세지를 보내야한다)

그 소리가 얼마나 큰지.... 모든 아이들이 “와~ 탱크소리다” 하며 ...놀랐단다

시험 감독선생님이 “누구냐?”..... 소리를 치자 ...

옆의 아이 하나가 자그마한 핸폰을 꺼내들고 나가서 야단을 맞고 핸폰을 압수당했다

 

조금있자 또 “드르르륵”하는 온 교실의 공기를 진동하는 소리가 들렸단다

지금처럼 핸폰이 흔치않은 때인지라 또 다른 친구의 귀한 핸폰이 압수를 당하고 ....

또 다시 울려대는 진동에 ...드디어 선생님이 교단에서 뛰어내려와 문제의 탱크소리 진상을

딸아이의 가방 속에서 찾아내었다

그 핸폰이 노출되는 순간 ...아이들이 이런 신음소리를 내더란다

으~~~ 냉장고다 ~~ 무전기다 ~~~탱크~~~으~~

 

아이는 시험지에 정신이 팔려 그때까지.... 자기의 가방속 폰소리인줄은

전혀 의식하지 못했다고 진실로 고백을 하며....자기 때문에 압수당한

죄없는 친구의 폰들을 교무실에 가서 대신 찾아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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