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스크랩] 풀잎편지의 산실을 다녀와서

울프조 2005. 5. 17. 22:53
며칠전 해질녘에 어여쁘신 벗님과함께
마을이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언덕을 올라
소담스런 작은 길을 걸어
산자락 끝에 아늑하게 자리잡은
혜촌 선생님의 영토를 무단침입하였지요
주인님을 대신하여
너무나 수줍어 눈마주치지 못하고
숨어서 짖어주는 예의바른 바둑이가
아는체를 해주더군요
선생님의 손길이 여기저기 묻어있는
곳곳을 보며 감탄하고 참견하며
낡은 이젤앞에서
살아있는 풍경화를 감상하였습니다
아,복사꽃에 찜도하고요
아기자기한 장독을 헤아려도보고
운치있게 쌓고있던 장독 돌담과
주변을 애워싼 산과 언덕과 나무들을 보며
선생님의 풀잎편지를 눈으로 읽게 하더군요
욕심부리신(많이 애쓰신)밭고랑을
일구시면서 아마 무아의 경지에서
일하셨으리라...
나는 손바닦만한 우리집 뒷밭으로인해
아무리 문질러도 지워지지 않는 흙때낀손톱에
퉁퉁 부은손과 근육통을 밤마다 앓았는데...
혼자서 넓은 밭과 땅을 손보려면 너무나 힘이 들텐데
아마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이 육체의 고통을 잊게하겠지요
혜촌 선생님, 주인없는 영토를 마음대로 보고 참견해서 죄송합니다
풀잎편지의 산실을 다녀와서 보고합니다
출처 : 좋은일실천모임
글쓴이 : 울프 원글보기
메모 :

 

'우렁각시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텃밭 자랑  (0) 2005.05.17
[스크랩] 쫑아의 일기  (0) 2005.05.17
[스크랩] 작은새 둥지 이야기  (0) 2005.05.17
[스크랩] 풀잎먹고 살지요  (0) 2005.05.17
[스크랩] 배추 꽃밭을 보셨나요  (0) 2005.0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