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스크랩] 풀잎먹고 살지요

울프조 2005. 5. 17. 22:50
예전에는 풀밭위를 걸으면
이름없는 똑같은 풀만이 보였습니다
산마을 생활이 시작되고부터는
풀잎 모양과 색깔이 제각각인 다른풀들이
이름을 불러달라고 아는체를 합니다
행여 발밑에 괭이눈이 양지꽃이 꽃다지가
다치지 않을까 조심스레 눈참견을 하며걷지요
새얼굴이 보이면 "넌 누구니? 예쁘네" 말참견도 합니다
산마을은 일찍 해가집니다
해그늘에 서둘러 뒷밭으로 뒷산으로 풀캐러갑니다
저녁준비를 위해서지요
봄어린 풀들은 대부분 나물이 됩니다
개망초 꽃마리 점나도나물 꽃다지 냉이 말냉이는
살짝데처 참기름으로
잎이여린 벼룩나물 개별꽃 쇠별꽃 갈퀴덩굴은
데처서 초고추장으로
맛이 쓰거나 질긴 씀바귀 민들레 머위는
데처 우려서 된장으로 무치면 제맛이 납니다
수영(싱아)은 시어서 다른 야채와 샐러드용으로
지천에 보이는 쑥은 쑥국 쑥전 쑥털털이 쑥차로
아침에 과일과함께 갈아마시는 풀잎즙도 참 상큼합니다
이렇게 풀과 사귀며 풀잎먹고 삽니다
산골 봄날은 생명 그 자체입니다
출처 : 좋은일실천모임
글쓴이 : 울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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