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속으로

눈오는 날의 연가

울프조 2008. 1. 24. 10:11

 

산마을에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 이런 골짜기 까지 제설차가 오는 우리나라 좋은 나라입니다  

눈 내리는날은 마음도 눈처럼 땅으로 가만히 내려앉습니다

내려 앉은 마음따라 혼자 걸어봅니다 

깊은 산속에는 이미 나보다 앞서 작은 산짐승의 마음이 먼저 지나갔습니다  

간혹 ...누군가 설레이는 마음으로 하얀 사랑의 노래를 눈위에 뿌려두지 않았나 두리번거립니다  

아 ~~ 저기 누군가의 노래가 있군요 ...들어보셔요 ...문정희의 "한계령을 위한 연가" 입니다

 

 한겨울 못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때에도

난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복에 몸둘 바를 모르리 .  (1996년) 

 

겨울에 사랑이 찾아온다면 이 노래를 연인에게 바치고 싶습니다

어린시절에는 ... 연인이 생기면 단둘이 무인도에 묶이는 꿈을 꾸곤 하였는데 

이렇게 세상이 모두 내려 앉는... 눈오는 한가운데 있으니 오직 혼자가 된 듯 하여

막연한 그리움이 일어납니다.......

폭설에 갇혀버린 연인의 사랑노래가 무척이나 낭만적입니다     

흑백의 꿈인줄 알았는데 .... 빨간 색도 보이는군요 ...이크 ...울프는 이제 꿈을 깨야 합니다  

사랑하는 마당쇠가 무사히 오려면 마당에서 큰길까지 눈을 치워야 겠지요

군대에서 눈치워 본 사람은 알 것입니다 ...아~ 아~  너무 너무 힘들다는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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