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친구/ 글

울프조 2005. 12. 11. 10:55

요즘처럼 가슴이 무거운 날엔

이런 친구가 그립다

나의 모든 속내를 털어내면

묵묵히 들어만 줄수있는 친구 말이다

 

며칠전 나의 폰에 남겨진 한 친구의 메시지다
  날씨 추워졌지...잘지내니? 건강은 괜찮니? 니가 힘들때 날 생각하고 불러줘...힘 되줄께

한동안 아픈 마음으로 바라만 볼뿐 아직 답글을 외면하고 있다
  어떻게 지금 나의 마음을 알고나 있을까 ... 
 

오랜 친구지만 늘 서로 바빠 가끔 안부를 주고받는 소원한 관계의 친구인데
  달려가고 싶을때 이렇게 따뜻한 마음 자리를 만들어 놓고있는
  친구가 있어 고마울 따름이다

 

 아직 나는 한번도 누구와 내 마음을 터놓고
  상의하거나 도움을 청하거나 하소연 한적이 없다
  어떤일도 혼자서 감내하고 삭여 왔었다 
  

여려보이는 겉모습에

보호본능을 일으키게 한다는 말을 듣곤하지만 
  오히려 어린시절부터 밝은 성격탓으로 주변친구들에게 

상담원이 되어 친구들의 고민이나 숨겨진 이야기를 많이 듣곤하였다

 

 

 친하지도 않는 옆반의 아이들까지도

몰래 나의 가방속에 긴글로 자기 고민이야기를 남겨두곤 하였다
  그들 가족의 불행과 자신의 처지와 마음을 담은 글들을 많이 접하였고
  너무 아픈 이야기에는 어떻게 위로를 하여야할지

어린마음에 충격이 와서 쩔쩔매곤 하였다

 

다행이 생각이 산만하지 않아서 인지 일찍부터 애 늙은이가 되어  
  그들의 이야기는 내 맘속에만 잠겨 입 밖으로 나가질 않았다
  아직도 나는 무덤속까지 가져가야할 다른이들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내가 아플때 누군가에게 손을 내민적이 있는가
  힘들어할때 나를 지탱해줄 사람을 찾은적이 있는가 
  나를 도와줄 이를 찾아 돌아본적이 있는가 

 늘 혼자였던것 같다

 

 

보기완 달리 강하다고 한다
  독립적이고 자존심이 강하다
  지구력과 의지력과 성취감도 강하다

하여 도움의 손길이 오기전 앞서가고 있다

 

  

몸이 아파도 나로인해 옆사람의 불편을 최소화 하려한다
  병원 응급실로 혼자서 걸어가 입원을 하면 
  혼자사는냐...왜 보호자가 없는냐...이몸으로 어떻게 혼자왔는냐...의료진의 질타다

 하물며 마음도 이렇게 혼자 정리를 한다

 

그런데... 이제 나이탓일까 ...
  마음속 짐이 너무 무거워진 때문일까...
 

 

 함께 해줄 누군가가 그리워진다
  내 자신과 내 가족의 흉허물도 나눌수 있는 그런 친구 말이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을텐데 ...

맘 나눌 그 친구에게 손을 내밀어 볼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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