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이 화려한 주말... 무작정 길 떠났습니다
감이 주렁 주렁 매달린 어느 마을을 지나다
잠시 발길을 멈추었답니다
길가 수려한 계곡을 끼고 있는 멋진 한옥의 정자를 발견하였지요
주인의 허락도 없이 들여다 보기로 했습니다
아주 아담한 작은 문을 들어서니 많이 오래된 건물이 반기더군요
대문의 안쪽에서 바깥으로의 풍경입니다
대문 안쪽에 붙은 쪽문은 작은 창고같은 공간으로
예사롭지 않은 건물이라...
역시...이곳은 경북 영천군 화북면 횡계리에 있는
경상북도 제 270호의 유형 문화재로 지정된 곳이더군요
옥간정이라 이름한 이 건물은 조선 숙종때
성리학자인 훈수 정만양선생(1664~1730)과 지수 정규양선생(1667~1732) 형제가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숙종 42년에 세운 정자라고 합니다
이들은 호수 정세아의 5세손으로 1730년 옥간정에서 강의를 시작하여
100여명에 이르는 제자를 가르쳤으며
매산 정중기(형조참의).풍원부원군 조현명(영의정).명고 정간 (승지)등
당대의 유명한 현인을 길러냈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대청마루가 아직도 정갈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전통 가옥 구조물이 참으로 멋스럽고 매력적이지요
세월의 흔적을 켭켭이 안고 있는 든든한 기둥들...
옆 쪽문에 드리워진 발을 살짝 밀며 들여다보니
마루의 가을 빛이 눈이 부십니다
마루 아래로 계곡의 물이 잔잔히 흐르고 있어요
옥간정은 대지의 높낮이를 이용하여 전면은 다락집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뒷쪽은... 아담한 단층집으로 구성되어져 있습니다
두칸의 온돌방과 한칸의 서재를 둔
기역자형의 평면으로 만들어져 있는 정자이지요
이 문은 아래 계곡의 정원으로 나있는 문입니다
아래 계곡에서 쳐다본 옥간정의 자연과 잘 어우러진 멋진 모습입니다
이건물은 자연환경에 순응한 독특한 평면구성과 창호수법등이 특징적인
건물이라고 하더군요
마루아래로 온돌방의 불을 지피는 아궁이가 참 재미나게 보이더군요
쑥부쟁이 꽃이 예쁘게 피어있어요
탱자나무와 함께 보이는 처마의 석가래가 정말 운치가 있습니다
아래의 계곡물에 비추어지는 물그림자...
옛 선인들이 학문에 열중하다 머리를 식히고 싶으면
잠시 이곳에 내려와 풍류를 즐겼겠지요
귀족의 자제들이 이곳 오지를 예전에는 어떻게 다녀 갔을까 신기하더군요
지금은 참 좋은 세상이 되어 몇 시간만에 가고 싶은 곳을 다녀오기도 하고
이렇게 가만히 앉아서도 이곳 저곳을 가볼수 있는데...
여러분 화사한 가을날 울프와 함께한
아주 짧은 조선시대 타임머신 여행이었습니다
어때요... 우리 옛 선인들의 살아온 흔적들을 보니 참 멋지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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