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일하는 즐거운 바보

울프조 2010. 4. 12. 13:48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게 느껴졌는데 드디어 ....봄꽃들이 피어나고 있다

 

이웃에서 소똥 거름을 한차 가져왔기에 일요일 밭일을 시작했다

거름을 주기전 먼저 밭에 있는 돌들을 주워내기로 했는데 해마다 돌 줍기는 끝이 없다

혼자서 할까하다 집안에서 인터넷 바둑에 중독되어 있는 옆지기를 잔소리로 불러내어 일을 부려먹는다

내가 돌을 주워내는 동안 소똥거름을 밭에 골고루 뿌려주는데 ...삽질을 하면서도

삽질과 골프스윙의 공통점을 가지고 골프강의를 신나게 한다

옆지기는 늘 뭔가를 연구하며 강의를 하는데 내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않는다

하여 자신을 무시한다며 내게 자주 삐진다

 

둘이서 손발이 잘맞아 하루에 다 할 수 없을것만 같은 일을 끝냈다

내 손은 붓고 옆지기는 엘보 고통을 호소한다

둘은 바보라며 서로를 흉본다

남이 보면 무엇하러 이런 귀찮고 힘든일을 죽을동 살동 하냐고 하겠지...우린 바보니까...하고 웃는다

이곳에서의 노동은 믿기지 않지만 즐겁다

 

산골생활 이전에도 열심히 산 것 같다 

아주 중요한 뭔가를 하듯이 매일 정신없이 바삐살았다

가령 ...돌줍기나 풀 뽑는일은 아주 하찮은 ...쓸모없는 일이라 여기면서 말이다

그런데 지금은 사람이 하는 어떤일도 하찮은 일은 없는듯이 보인다

세상의 모든일들... 살아있는 움직임은 모두가 귀하게 보인다

자연과 가까운 내 삶은 ....인생의 비밀을 조금씩 풀어주는듯 하다

 

 

 

 

일을 하고 있으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냥이 복돌이는... 힘든일 그만하고 자기랑 놀자고

이렇게 무릎에 올라와 나를 쉬게한다

 

너무 추운 겨울이라 흙이 얼어서 놀기만 했는데 그래도 조형토로 밖에 둘 기물들을 만들고

접시에 꽃그림을 그려둔것이 있어 날이 풀리면서 가마에 불을 지폈다 

다음에는 좀 더 성의를 더 해야 겠다는 반성을 하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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