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부터
집밖으로 한발짝도 나가지 말라는
엄마의 전화 경고를 무시하고
경주 선재 미술관으로 무모한 외출을 시도하였다
이제 다른이의 염려나 경고는 귓전으로 비켜가는 오만은 나이 탓이리라
비바람에 숱많은 젖은 머리를 풀어헤치고
미친듯 몸을 흔드는
길가 버드나무
젖은 아스팔트라기 보다 물에 잠긴 듯 물보라를 일으키는 길
순간 순간 앞이 보이지 않는 물보라 속에
차안은 아랑곳 않고 베토벤의 소나타 29번 헤머클라비어가 흐르고
폭우로 넘치는 물은 황토색으로 흐른다
모든것을 잠식시킬듯 개울 물마저 넘칠듯 넘칠듯
모든것을 삼키고 있는 나비의 잔인한 날개짓...
포효하는 사나운 바람소리로
바깥세상의 모든것을
사라지게 할것만 같았던
무서운 밤이 지나고
세상은 다시
고요와 맑음이 찾아오고
나비의 날개짓에 찢기고 상처입은
아픈 상채기가 여기 저기서 숨죽이며
파란 하늘을 보며 여린 한숨을 쉰다
이 작은 카네이션 꽃잎이 활짝
환한 웃음으로 아침을 반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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