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그리운 아버지

울프조 2008. 1. 10. 17:30

 

 

친절한 설명: 40년이 된 사진입니다

 

 나에게 그리운 사람 하나 그려보라면 지금 내 나이 만큼만  사시다 가신 아버지다

 

너무 일찍한 이별이라 아버지라는 단어 만으로도 가슴이 아파 애써 외면하며 살아온 것 같다
간혹 아픈 시련을 만날때 아버지를 부르며 울곤 하였다
그러고 보니 삶이 힘들고 아플때만 아버지를 찾는 괘씸한 딸이었다
이제는 행복한 시간 일 때도 아버지를 기억하며 나의 행복을 전해야 겠다

 

나는 아버지를 많이 닮았다고 한다
 
동물을 좋아하셔 집안에 온갖 새들과 동물들을 길러 친구가 되게 하였고
소설가도 아니면서 소설을 쓰신다고 밤새워 원고와 씨름하시는 젊은 아버지의 열정을 보았고
새로움을 좋아하셔 새 오디오와 새 전자제품들로 집안에 신기한 물건들이 가득하여

늘 즐거움과 호기심으로 우리를 설레이게 했었다
낚시를 다녀온 후 흙묻은 면바지 등산화를 세탁하는 힘든 일들은

엄마와 일하는 아이를 위해서 항상 손수 하시는 다정한 배려를 보여주셨고 
오남매를 두었어도 집안에 큰소리가 없는 조용한 선비의 모습으로 모두를 감싸 안아주셨다

 

밤새 심한 열로 죽을것만 같은 고통으로... 두려움속에 눈을 뜰때 마다

찬 물수건으로 내 얼굴을 닦아주시는 아버지의 눈과 마주치면

"아버지가 나를 지켜주는 한 난 절대 죽지않아" ...

아버지는 나의 절대자였고 전부와도 같은 시간들이었고
아버지의 자랑이 되고 사랑이 되고자 온갖 재롱과 재주를 부린 행복한 어린시절이 있었다
 
단 한번 생전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매를 맞고... 매의 아픔보다

아버지의 사랑을 박탈당했다는 서러움으로 울던 나를 달래며

 손을 잡고 학교까지 가방을 들어주시곤
긴 운동장을 걸어 현관문을 지날때까지도 오랫동안 교문에 서서 나를 바라보고 계시던
아버지의 마음만큼 내 마음속에도 사랑이 자랐다


내 마음속에 자리한 따뜻함과 부드러운 감성과 세상을 보는 밝은 마음도

모두 아버지에게 받은 선물임에 이제야 감사를 드린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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