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시적 자신들의 무용담들을 이야기 할 때 모두 중고교시절을 떠올리며 말한다
내 소리없는 아우성...불량끼도 아마 그 시절에 최고치를 보인것 같다
내 이미지는 겉으로 보면 아주 범생인 모양새를 하고있다
성실한척 착한척 얌전한척 예쁜척 아닌척 ...
여고시절 ...집에 일찍 와서 얌전하게 놀고 있는 날
담임선생님(고2때 고리타분한 사회윤리담당)이 집으로 전화를 하셨다
어찌나 약이 오르셨는지...비 자를 너무 강하게 발음하다 보니 말을 다 더듬으면서 하신말...
“너너 넌 말이야... 비 비협동적이고 비 비사회적이고 비 비도덕적이고 비 비윤리적이야”
이것은 어쩜 나의 가장 본바탕을 예리하게 지적하지 않았나 싶어 지금도 자신을 돌아본다
겉으로 보면 멀쩡하게 학교도 잘 다니고 공부도 보통으로 잘하고 착해보이고
상도 많이타고(우등상이 아닌 그림상) ...생글생글 웃는 얼굴로 인사성도 밝아
다른 선생님들은 모두들 모범생으로 알고 있는데
유독... 나를 보는 담임선생님들의 눈빛이 날카롭게 긴장들을 하셨다
여고 졸업식날 마지막 조례시간에 고3 담임 선생님이
“내가 널 그냥 보내다니 ... 혼낼 날을 호시탐탐 노리다 오늘까지 그냥 오다니” ....
귀밑 단발머리를 어깨 가까이 장발을 하고 맨 앞자리(자리배치는 자유라 공부잘하는
아이들이 앞에 앉는데... 난 눈이나빠서)에서 공로상을 받아안고(내자랑) 좋아라 웃고있는
순한 얼굴을 바라보며 못내 아쉬워 하셨다
나의 장발만이 아니고 매사가 위험수위 였다
그런데 긴 머리는 내 탓만은 아니고 편애가 심한 수녀님과 선생님들이 계셨기 때문이다
수업시간에 가위를 가진 무서운 수녀님들이 교실마다 순시를 하면서
다른 아이들의 머리는 다 잘라 가는데 나를 보면 방긋 웃고 모른척 그냥 지나친다
이름까지 불러주며 웃어주시기도 한다 ...내가 머리와 상관없이 절대 모범생으로
여기는지 ....아님 ...수녀님들과 나의 모종의 관계 때문이었는지 ...
(수녀님들은 성당이나 학교의 교리나 교육자료 차트를 만들때면 모두 나를 부려먹었다)
주변의 이런 편애가 나의 불량끼를 감싸주어 지금까지 무사히 정상적으로 살아가고
있는것 같다
위의 말더듬 전화 건은... 새 학기가 시작되면 교실의 환경정리를 하여야 하는데
그림을 좀 그린다는 명목으로 환경정리를 도맡아야 했다
교장선생님이 교실을 돌며 심사점수를 매기는 바로 전날까지도
발가벗은 우리반 교실벽면에 숨이 넘어가는 담임선생님들의 내게 대한 울화다
맨날 지각을 하는 주제에... 심사가 있는 당일은 그림도구와 자료들을 챙겨
깜깜한 새벽에 등교해 혼자서 교실의 사면과 복도를 다 채운다
내 나름대로 숙달된 공식이 있기에 속도도 빠르다
아침 조례시간에 입술을 앙물고 들어선 담임은 내가 잠시 휘두른 요술 지휘봉에 놀라
그저 큰 눈을 소리가 날만큼 사방으로 돌린다
학교는 집과 가까운데 밥 먹듯이 지각을 했다
아예 첫교시가 시작될때 쯤 학교를 가면 무사통과지만
좀 일찍가면... 마음씨 좋은 교문앞 성당관리실 아저씨는 아침마다 나의 가방을 숨겨주신다
첫교시 책과 노트를 교복속에 숨기고 실내화만 달랑 들고는
운동장에서 지각한 아이들이 벌 서고 있는 주변을 유유히 지나간다
그것도 뻔뻔스럽게 교장 교무실이 있는 중앙현관으로 걸어들어 간다...다들 모른 척 한다
부르면 베시시 웃는 얼굴로 다가가 ..“선생님 심부름 다녀옵니다”
흥미없는 수업시간에는 정신지체아처럼 수시로 교실을 드나든다
슬그머니 일어나 밖으로 나가면... 어딜가? ....묻지도 않는다 ...대답은 뻔하니...
“미술선생님(수녀님,oo샘님, 등)... 불러서요”
그 시간에 어디로 간냐면 ... 미술반을 위해 비어있는 특별미술실로 가서 혼자놀거나
소설책읽기 ...아님 아예 신발들고 교문 밖으로 나가 시내를 어슬렁거리다 빵도 사먹고
극장앞도 기웃기웃 ...다시... 심부름 잘하고 온 착한학생이 되어 교실로 돌아온다
이 증세는 점점 심해져 고3이 되어서는 아예 수업을 빼먹는 시간이 태반이었다
수업시간에 잘 안보인다는 핑계로 늘 제일 앞자리 앉는다 (지금도 어딜가면 앞자리다)
공부 열심히 잘하려고? ...노우~~
앞자리가 즐거운것은...선생님과 빠른 필기 내기를 쓸데없이 혼자서 즐기기 때문이다
어쩌다 뒤에 앉게되면... 나만 산만한 것이 아니고 수업분위기가 산만해 진다
(눈이 나쁘니 집중이 되지않아 딴짓만 한다)
앞의 아이들 의자 당기는 장난을 치거나...쪽지 낙서를 아이들 등에 붙이거나
선생님이 돌아서 있는 틈을 타... 일어나서 소리없이 코메디언 흉내를 낸다
아이들이 웃는 이유가 나 때문인지를 선생님은 모른다(물론 제대로 걸려 혼난적도 있지만)
내 앞 아이가 의자에서 넘어져도....순한얼굴로 입벌리고 놀란척 바라보는 나를 두고
다른 아이들을 쳐다보며 무서운 얼굴로 두리번 거린다
가지 말아야 하는 영화관도 혼자서 잘도 간다
한참 야시시 재미있는 장면인데 뒤에서 등을 쿡쿡 찌른다
“oo야 ... 너 여기 왜 왔니?....되려 걱정하는 선생님들 ...
“야 ...너 왔구나 ...킥킥...너 낼 교무실로 와서 꿇어앉아”...그런데
학교가면 다들 잊어먹는다 ...그 건으로 내게 시비거는 선생님은 아무도 안계셨다
그 주제에... 학교에서 소문난 농땡이들에게 충고는 잘한다
“너 멍청한 B학교 남학생이랑 빵 사먹냐? ...A학교 애들이랑 좀 놀아라”~
“개네들 너무 유치하지 않니?...오란다고 가냐?...튕겨...그럼 니가 멋있잖아"~
"그런 시시한 영화보면 시간 아까워...이런이런 영화 보라고"~
"옷이 그렇게 짧으면 우스꽝스럽고 촌스럽다 ...이 정도 길이가 젤 이뿌지"~
다행히 소문난 농땡이들은 나를 우아한 범생의 표본으로 여겨주었다
고 1때 담임은 아주 조심스럽게 불러 “혹시 남자 친구가 있느냐”고 묻는 것이었다
아마 몰래 호박씨를 까고도 남을 것이라 여기셨는지 ...그 감을 바로 잡고
나는 아주 만족스런 대답을 했다 ... “예 아주 많아요”
“A학교 B학교...남학교 미술부 아이들 모두 제 남자 친구거든요”
너무 개방적이고 자유분방한 사고를 가진것 같아 다른 염려가 되어 물어봤다며
꼬리를 내리신다
분명 범생은 아닌것이 분명한데 ... 범생으로 보이기도 하고
불량끼가 양호한데 불량학생으로 보아주지 않았다
지금 나의 모습도 예전과 다름없을 것이다
분명 범생주부는 아닌데 ... 나를 범생주부로 보아준다
그래서 모두에게 감사하며 열심히 살아간다
더 이상의 내 불량끼 노출은 아무리 얼굴가린 블로그지만 위험하다
이만 줄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