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동물은 동물일뿐 ....

울프조 2007. 3. 13. 11:57

친절한 설명: 슬픈 까미

 

꼭 해야 할 일이 있는데....딴 짓만 하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보니

블로그에 기웃거리는 것 조차 불성실하다는 스스로의 자책감에

고의적인 외면을 하다보니 애꿎은 블로그만 냉대를 받고있다

에라 ... 벼락치기로 날 맞추어 밤샘작업(그림) 하면된다

어차피 예술(?)은 사기라고 했는데 ...그런 사기 친다고 나를 고소할 사람은 없을 것이니

사랑하는 나의 블로그 친구들에게나 성실하자는 생각에 얼른 글 하나 올려야지 결심한다

 

소박한 아녀자가 무슨 큰 글감이 있겠는가 

맨날 보는이와 이기지 못한 쌈 이야기나 올려서 분풀이 겸 위로를 받아야지

억울함을 혼자서 삭이면 병이 된다고 하니 온 천하에 고하면 속이 좀 시원해지지 않을까...

 

흠흠...지금 나의 작은 슬픔은 이런 것이다

 

지금도 창밖에서 나를 애타게 부르고 있는 먼지 투성이의 까미를 일부러 외면하고 있다

까미가 집밖으로 쫓겨 난지 벌써 육일째다 ...끙~~

그런데도 아직 나와 까미는 서로 적응을 못하고 있다

집안 어딘가에... 내 발아래... 시꺼먼 늠이 내 다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환영이 보인다

새벽녘 나의 침대에 올라와 나의 얼굴에 살짝 스치듯 코를 디밀고는 곧 자신의 등을 나의 등에

기대어 오는 그 포근함과 따뜻함이 그립다

그렇게 살가운 까미를 누가 내쳤냐고 ... 바로 나다 ...으~~ 모진 맘이여 ~~

 

집안에 동물이 사람과 함께 산다는 것은 위생상 허용이 어렵다는 옆지기와

어떤 동물도 어떤 상황에서는 사람만큼 가깝게 함께 살아갈 수 있다고 고집하는 나 ...

옆지기가 감기끝의 기침이 오래가자... 천식이라고 엄살을 하더니

드디어 그 원인을 까미의 털로 누명을 씌우는 것이다

하여 그이를 위하여 까미와의 집 안 동거가 끝이 난 것이다

내가 졌다...아니...함께 사는 이를 위해서 나의 아픔을 참기로 하고

까미를 집밖의 창고로 살림을 내주었다

 

그런데 나를 더 슬프게 하는것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까미를 위해

창고와 통하는 다용도실 만이라도 까미를 위하여 잠시만 오픈하자는 나의 의견을

일언지하에 거절하는 차가운 가슴의 냉혈인이 있었으니...

동물은 동물일 뿐 이라는 그이가 괘심하고도 얄밉다

 

까미는 밖의 고양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가까이 하려는 냥이들을 모두 적으로 간주하고

폭력으로 자신을 보호하려니 날마다 창고안의 살벌한 기운이 심상치가 않다

까미의 집과 집기들은 모두 다른 냥이들이 떠억 하니 차지하고

늠은 집안으로만 들어오려고 사력을 다한다.... 아픈 시련의 시간이다

며칠째 ...다른냥이들에게 왕따를 당하는 불안한 늠을 위해서

창고에서 나의 밤시간을 다 보내고 있다

 

보다 나은 환경을 위하야 창고를 냥이들의 공간으로 탈바꿈 시켰더니

또 냉혈인이 야단이다 ...이게 다 뭐냐고?......뭐긴요 고양이 창고지 ....ㅋㅋㅋ

이보셔요 냉혈인... 밤마다 억지 팔베개해서 몸만 따끈하면 뭐 하셔요

내 맘을 좀 알아줘서... 내 마음을 뺏어봐봐...그럼 늘그막에 서로 더 행복할 수 있지않겠수...흠흠...

 

더 이상의 불만은 나의 이미지를 위하여 이만 줄임 . . .!

 

 

친절한 설명: 까미집을 점령하고 마냥 행복한 철없는 아기냥이들

 

친절한 설명: 냥이들의 놀이터로 변한 창고

 

친절한 설명: 모래통 위의 우울한 까미

 

 친절한 설명: 졸지에 까미집이 된 사과상자 

 

친절한 설명: 하염없이 울고있는 창밖의 까미 ...미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