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속으로

우울한 폭우/ 풍경

울프조 2006. 7. 11. 10:50

 

태풍 에위니아로 인한 집중 폭우입니다

우리나라 상륙 11시간만에 소멸되었다고 하니 참으로 다행입니다

안주인을 따라나서길 좋아하는 나비의 용감한 모습입니다

 

무서운 하루였습니다

산골마을이라 이러한 집중 호우는 위험한 상황을 가져다 줍니다

 

집앞 작은도랑의 물이 넘칠듯이 자신의 위력을 과시합니다

 

물가의 이웃집에 마당의 반이 사라지고 창고건물도 없어져 버렸답니다

 

마을 사람들이 잠시 대피를 하였지요 ...물이 빠진 마을 모습입니다

이렇게 갑자기 많은 비가 온것은 몇십년만의 일이라고 합니다

 

고랑물이 강물이 되었습니다

 

곳곳에 길들이 파손이 되었어요 ...빠른 복구가 되어야 겠지요  

지금 이 마을로 들어오는 길들도 산사태로 인하여 엉망이 되어있고

산아래 동네는 집들이 침수되고 파손되었다고 합니다

 

길이 무너지고 논들이 강바닥처럼 되었습니다

 

고추밭이 황폐한 돌밭이 되었습니다

 

고랑물로 씻겨내려간 밭입니다

이것을 본 이웃은 한숨을 쉬며 ... "이것을 보면 누가 농사를 짓겠냐"고 합니다

 

밭이었던 곳에 새로운 물고랑이 생겼습니다

밭의 반이 달아나 버렸지요 ...가슴이 아픕니다

 

우리집의 채소밭이 엉망이 되어 있지만 ...이웃들을 생각하면 별 피해없이 무사히

지나간것이 미안하기까지 합니다

어제는 전기가 끊겼는데 빨리 복구가 되었고 지금은 물이 공급되지않고 있습니다

 

화창하게 개인날이지만 조금 우울하기도 합니다

 

 

비옥한 밭이 하루만에 고랑물이 흐르는 돌밭으로 변해버린 ...
형질이 변형된 안타까운 땅을 보며...또 다시 우울함이 생겨납니다  

 

간간히 잊을만하면 안부를 물어주는 인연이 있지요
늘 일방적인 인사만을 받고 있는 고마운 사람인데 ...
며칠전 잠시 찻집에서 이야기를 나눈후 ...우울이 전염되더군요

 

그곳 직장을 처음 시작할 무렵의 그는 나름대로 의욕과 희망을 안은 생기발랄한 젊은이였는데
며칠전 본 그의 얼굴에선 웃음이라곤 한치도 보이지않는 얼굴을 하고있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불평 불만 부조리를 쏱아내는 그를 보며 ...
계속 손가락을 얼굴앞에 디밀며 웃음을 보이라는 사인을 보내며 그의 이야기를 들어야만했지요
너무나 어두운 얼굴 때문에 .... 다른 사람을 보는듯한 느낌이었으니....

 

사회의 부조리한 올가미속에 상처입고 허덕이는 한인간의 모습이었습니다
운동선수로써 대학원까지 나왔지만 사회에선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실질적인 업무에서도 전문성을 띤 자신의 의사는 무시되고 늘 권위적이고 안일한

윗사람의 불합리한 지시에 따라 일이 이루어지는 대기업의 업무구조에 자신마저

능력한 사람으로 보여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의사를 고집하면 주변의 사람들마저 윗사람에게 다칠까봐 등을 보인다고 하니
이제 아무런 의욕도 희망도 없다며 사회의 모든 구석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비판하며
끝없는 자기 연민과 비하로 예전과 다른 변형되고 굴절된 모습을 보이는것이었습니다 

 

황폐한 그를 대하며 돌아오는 내내 우울이 전염되어

내속에 가라앉아 있던 아픔까지 부표처럼 떠올라 ....

보이는 주변의 모든것들도 함께 슬퍼졌습니다
차안의 음악도 ... 허리를 굽혀 지나가는 노파도 ... 버스를 기다리는 이들도
어디론가 열심히 걸어가고 있는 이도 ... 물건을 나르는 사람들도
모든 이들이 슬프게 느껴지는 ... 인생이 슬픔으로만 가득차 보였습니다

 

나약한 인간만이 주변의 환경에 변화되어지는줄 알았는데
이 땅도 .... 몇시간의 폭우에 이렇게 황폐한 모습으로 변하다니 .....

 


 

(친절한 설명: 천방지축 견울프... 하품은 예의바르게 고개돌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