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 환자/ 글
친절한 설명: 나비(강쥐)와 까미(냥이)의 마음 나누기입니다
지금 만약 죽음앞에 서면 나는 어떤 모습을 할것인가 ...
많이도 산것 같고 아직은 좀 더 살날이 남은것도 같다
그래도 지금 죽음을 준비해야 한다면 미련은 있지만
크게 반항하지 않을것도 같다
이제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내것(생명)을 대신 해 줄수있다는 마음도 생겨있다
예전에 겪은 여러번의 수술과 자잘한 병으로인한 고통으로
가끔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전에 죽을수도 있었는데 현대의료의 도움으로 이렇게 살아
지금의 이 삶은 덤이다 생각하니 죽음도 담담하게 생각된다
생각은 이렇게 하면서도
일전에 땡벌에 물려 병원응급실로 실려갈때
통증과 호흡곤란도 고통스러웠지만
솔직히 죽음의 공포도 무서웠다
혀가 굳고 의식이 몽롱해지자...빨리 치료를 받아 살아야한다는
불안감에 얼마나 두려웠던가
그것을 보면
아직 죽음앞에 초연할수 없을것도 같다
어제 병원에 병문안을 다녀왔다
고향후배가 유방암으로 수술을 하였다
평소 의타심이 유난히 심한 성격을
가진지라
나를 보면 틀림없이 슬피 울어댈 그녀를
어떻게 위로하여야하고 표정관리를 어떻게 해야하나
병실문을 들어설때까지 걱정을 하였는데
"에구 깜짝이냐... 내가 죽기전에
00언니를 보는구나"
반색하는 그녀의 밝은 표정에 되려 깜짝 놀라 ...
무색해진 나는 말문을 닫고 말았다
병원이 편하여 퇴원하지 않고 입원 한달째라며
살오른 통통한 얼굴로 목소리 높여 수다를 떠는 그녀는
환자답지 않았다
나보다 더 머리모양이 단정하고 여기 저기 예쁜핀으로 장식을 하고 있는것이다
평소에 어리광과 어딜가도 누군가의 도움을 청하고
누군가와 함께 있기를 좋아하는 그녀와 자주 교제를 할무렵
씩씩한 나는 그녀를 위해 참 많은 봉사를 하였다
간혹 그러한 이기적인 행동에 주변이의 미움을 사 상처입는 그녀지만
보통 이상의
밝은성격과 붙임성으로 나에게는 미웁지않은 사람이다
그러한 그녀가 이런상황을 어떻게 견딜지 걱정이 되었는데
그녀의
다른 모습을 보게되었다
자신의 가족이 암이 걸리었다면 자기가 너무나 힘이 들었을 텐데
자신이 암환자가 되어서 너무나 다행이지
않는냐는 그녀의 이야기다
병원에서 암이라는 판정을 받으면 가족과 본인이 눈물부터 흘린다는데
자신은 의사선생님에게 빠른시간내에 수술날을
잡아줄것과
완벽하게 치료해줄것을 요구했다고 한다
지금까지는 병원의사 선생님의 힘과 도움이 있었고
다음주부터 항암치료를 하게 되는데
그때에는 자신의 힘이 필요한데
잘 버티려면 혼자힘으로 할수없어
주변이들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며 계획표를 짜고 있단다
미리 머리를 짧게 깍을 것이고 ...
날짜별로 자기에게 필요한 음식을 만들어올 사람을 정하고
머리를
깍기전에 필요한 물건들을 언제쯤 장보기를 해야하고
이미 병원주변에 전세아파트를 얻어 놓고 통원치료를 할 준비를
해두었단다
자신의 병에 무엇 무엇이 좋으니
병문안 온 사람에게 좀 구해다 달라는 부탁을 가볍게 하는것이다
생글거리며 생기있게 병원생활을 하는 그녀를
간호사들이 나이롱환자라고 놀려
듣기 좋게 실크환자라 불러 달랬단다
지금 이렇게 용감한 그녀가 끝까지 암과 싸워 이길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죽음의 준비도 우리의 일상이니
함께 사이좋게 살아가야 겠다는 생각을 해보는
우울하지 않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