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각시 이야기

황당하고 황당하여라 /글

울프조 2005. 6. 16. 01:24



며칠전 샤워를 하는중이었다

 

어찌 좀 수상하게 물줄기가 약해지기 시작했다

 

이 물 부족국가에 일급수 산꼴짝 물을 공짜로 펑펑쓰고 있는
단수란 있을수없는 복받은 마을인지라...

 

샴푸로 머리 거품을 내고 노란 때수건으로 비누 듬뿍 묻혀
발꼬락 사이 사이까지 알뜰살뜰 문지르고 있는데

 

어라 ...물줄기가 또닥 또닥 똑..똑...똑.....뚝!끊어지고 말았다

 

이꼭지 저꼭지 틀어봐도 꼭지마다 씌하~~~~하는 물빠지는 소리다

 

수도꼭지 돌리다 내 머리꼭지가 돈다

 

도대체 말도없이 가다니...

 

쪽창문으로 밖을 내다보니 꼬랑건너 언덕위 소나무에 꼬깔스피커가
말없이 매달려있다(근시안이라 맨눈으로 본것은 확인결과 헛것이었음)

 

저것은 말도 없이뭐하는거야 누구 말좀해봐라..

 

차라리 저 꼬랑으로 냅다 뛸까 ...40살만 젊었어도... 40살만 늙었어도...뛸텐데

 

거품 산발한 머리이고 맨몸으로 이리 기웃 저리 기웃하니
 
부엌앞 세면실 안에 언제적 물인지 기억도 없는 케케묵은 물이
작은 물통 안에 담겨져 있었다

 

한 바가지로 머리감고 감은 물로 몸 행구고 또 한바가지로 머리 행구고 

행군 물로 몸 행구고...

 

그제사 물 부족 국가 국민다운 모습을 몸소 실천했다

 

참말로 절묘한 타이밍이여라

 

참말로 황당하고 황당하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