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동생
나이를 먹으면 행복지수가 높아진다고 한다
젊은이들에 비해 나이든 사람들이 더 긍정적인 과거를 회상한다는 연구결과도 있고
삶에 대한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심리상태 때문이기도 하단다
난 아직 그럴 때(행복)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우울)도 있다
그렇지만 행복할 때가 많은 것을 보면 나이를 많이 먹었나보다
며칠 전... 쉰이 된 막내 동생이 군복을 벗고 사회로 나오는 전역식을 하는 날이라
친정식구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되었다 중늙은이가 되어있는 얼굴들을 마주하니
세월의 흐름은 무심하지만 그저 마주봄으로 즐겁고 행복 가득한 시간 이었다
막내가 20살의 나이로 공군소위 임관식을 할 땐 빨간 마후라의 홍안이었는데
30년후 대령으로 전역식을 하는 중후한 동생의 얼굴을 보고 있으니 많은 감회가 스쳐 지났다
지금 사고가 난 서해의 함대 침몰을 보며 더더욱 동생의 무사안전에 감사를 하게 된다
공군전투기를 탈 때는 비행사고가 날 때마다 가슴이 철렁하였고 보수적이고 밀폐된 계급사회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없는지 ...군인으로써 젊음을 보내온 동생을 생각하면 대견하기도 하다
근엄한 전역식과 조촐한 다과회를 가지는 자리에서 팔순의 울 엄마는 품위를 잊은 채
별이 4개인 참모총장의 손을 잡고 꺼억꺼억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하신다
쉰쯤에 돌아가신 아버지를 대신해 홀로 아들을 키운 설움과 별 달기를 기대한 아쉬움과
많은 회한의 설움과 아들의 무사함에 대한 눈물이었으리라
남 다른 젊음을 보내온 동생은 할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을 것이다
동생의 앞날에 대한 생각도 많이 해보게 된다
나보다 나이가 어리니 내 눈엔 아직은 젊어보여 다행이다
동생이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또 다른 새로운 삶을 열심히 살아가길 응원하며...
나머지 삶이 평온하고 행복하길 바란다
하늘을 달리는 우리꿈을 보아라 하늘은 우리의 일터요 싸움터
하늘을 지키는 우리힘을 믿으라 하늘은 우리의 고향이요 또 무덤
죽어도 또 죽어도 겨레와 나라 살아도 되살아도 정의와 자유
가슴속 끓는 피를 저 하늘에 뿌린다 넋이야 있고 없고 저 하늘을 지킨다
(장엄한 “공군가”다 .....서해 사고 천안함 군인들을 위하여...)